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Exodus (2014)를 보고 졸다 Art & Films


 
0. 내가 영화관에서 존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미쉘 공드리의 <그린 호넷 The Green Hornet (2011)>을 볼 때였다. 그런데 두번째 경험을 추가해야 한다. 엑소더스를 보고도 졸아서 눈을 떠보니 어느새 크리스찬 베일과 히브리인들 앞에 홍해가 있더라고. 




2014-12-16
3시 30분
@서울대입구역 롯데시네마


1. 그런 고로, 영화를 다 본 게 아니니 뭐라 말도 못하겠다.


2. 비중 있는 주인공이 모두 코카시언이라 논란이 있었다고 들었다. 건실한 토론이 많이 이루어진다면 좋겠다....는 미친 써 놓고도 게으름과 한심함이 느껴지는 문장이군 


3. '미리암'역으로 나오는 여배우가 누미 라파스와 시고니 위버를 섞어놓은 듯 닮았더라. 그러고 보니 둘 다 리들리 스콧이 선택한 여주인공들이다. <에일리언 Alien(1979)>, 그리고 세계관을 느슨하게 공유하는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에서. 영감님 취향이 브루넷의 지적이고 강인한 여성인가 하고 속으로 생각해보았다. (아 아 시고니 위버랑 루미 라파스가 닮았다는 캐스팅의 변을 어디서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제니퍼 코넬리, 데미 무어, 에바 그린, 마리옹 꼬띠아르. 공공연하게 리들리 스콧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여배우 취향-_-과도 상통하는 지점인 듯 한데... 아, 아 이건 너무 많이 나갔다.


4. 조엘 에저튼의 캐스팅은 내가 기존에 생각한, 그리고 역사 연구자들이 미라를 통해 복원한 람세스 이미지에 맞지 않아서 좀 모험 아닐까 했다. (매부리코, 빨간 머리)  게다가 스크린에 보이는 내 기준 그러고 나가면 망한 진한 블랙 스모키 메이크업;;; 여튼 이집트인 분장에 묘한 위화감이 들어 우스웠는데, 초반부 지나니 웃기기는 커녕 연기할 때는 보이지도 않더라. 역시 좋은 배우는 타고난 위엄으로 분장 따위 다 이겨먹는다. 


5. 창세기의 노아, 탈출기의 모세가 다 약간 신경쇠약 미친놈에 아내 속썩이는 역할로 나오는 것은 나름 발전인가. 사실 나는 서구 종교 전통에 대해 교양 수업에서 배운 정도로밖에는 모르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배경지식이 너무 얄팍한 것 같다. 언젠가 구약 성경은 한번 정식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약의 신(혹은 그의 메신저)이 어린아이였던 것은 므두셀라가 산딸기 밝히는 노인이었던 것만큼이나 웃겼음 그래도 그 남자애를 완전히 신이라고 하진 않고 메신저로 볼 수 있는 단서를 남겨둔 건 좀 비겁하지 않았나 갈거면 끝까지 가던가... 제작비가 1억달러인 블록버스터를 가지고 모험하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6. 크리스찬 베일은 언제나 멋집니다만(특히 상대에게 사랑에 빠진 척 해주는 눈빛 연기는 최고라고 생각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어도 내가 본 부분에서는 음.......... 정처 없더라. 모세를 어떻게 그려야하는지 자기도 어쩔줄 몰라하는듯..? 원래 이런 사극 장르에 필요한 남성성, 항구성, 고전미, 붙박아놓은 듯한 무게감 이런거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를 가진 배우이긴 하지. 내년에 나올 Knight of Cups를 더 기대해본다. 

트리 오브 라이프나 투 더 원더나 아무리 세속적인 배우들이라도 테렌스 맬릭 영화 속에서는 Divine해 보이는 것에 놀랄 때가 많은데. 현대 배경의 퇴폐적 대중문화 산업을 배경으로도 어느 정도 그런 느낌이 묻어 있다니 대박. 무슨 짓을 한거야 테영감







덧글

댓글 입력 영역